“우버는 차량 공유라기보다는 소작농에 가깝다고요!!!”, <우버혁명>

     

우버 요구 사항들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우버 측은 일방적으로 운전자의 계정을 ‘비활성화’시킬 수 있다. 다시 말해 해고당하는 것이다.
넘쳐나는 공유경제 찬양서 가운데 특별한 책 한 권

올여름 휴가시즌에 권하는 책 7권을 뽑아보았다. 2020년을 앞두고 지난 10년 동안 일어났던 사회변화 키워드를 알려줄 만한 책 가운데 올해 출간되거나 번역된 책들이다. 그 첫 번째 책 『일자리의 미래(원저는 The Job)』에 이어 두 번째 책은, 가장 대표적인 플랫폼 거인으로 성장한 기업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우버혁명(원저는 Uberland)』이다. 이 책 역시 원서는 2018년에 출간되었고 번역은 2019년에 되었다.

전 세계가 대침체의 어려움 속에서 고통스러워하던 지난 10년 동안, ‘공공선’의 기치와 ‘혁신기술’로 포장했지만, 배후에서 경제에 과도한 거품을 일으키거나 노동윤리를 망가뜨린 대가로 거대한 이윤을 뽑아낸 두 가지 경제방식이 있었다, 블록체인 경제와 공유경제가 그것인데 지금부터 제대로 비판의 도마에 올라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공유경제를 살펴보자. 그 가운데에서도 2009년 3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이래 10년 동안 기업가치가 GM을 능가하는 700억 달러에 이르며 전 세계 300만 명(2018년 3월 기준)의 운전자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었다고 하는 우버(에어비엔비는 2008년 설립)로 시야를 집중해보자.

시중에 ‘공유경제’나 ‘우버’에 관한 책은 차고 넘친다. 그러나 대체로 ‘공유(sharing)’이라고 하는 사회적 가치를 찬양하거나 ‘플랫폼 기업’의 혁신성에 감탄하는 내러티브들로 가득 찬 기업 홍보 마케팅 서적 수준이지 제대로 공유경제 작동기제나 우버라는 기업 현실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책은 사실상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버혁명(원저는 Uberland)』이라는 잘못된(?) 번역 제목 때문에 이 책도 그런 반열에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인 알렉스 로젠블랏은 수년 동안 본인이 직접 북미 곳곳에서 우버 운전자 차량을 실제로 탑승하면서 조사하고 인터뷰한 방대한 직접 경험을 토대로 우버 내부를 생생하게 들여다보려고 노력했다.

‘계정 비활성’이라는 디지털 시대 최첨단 해고 관행

그러면 공유경제의 대표주자이면서 이후 수많은 다종다양한 공유경제와 플랫폼 기업 모델이 되었던 우버는 정말 공유경제인가? 이 책이 말해주는 대답은 이렇다. 첫째 우버는 쉬는 차량을 공유하는가? 아니다. 상당수는 “우버가 정한 요건을 충족시키는 차량을 임대하기 위해 자동차 대출을 받아서” 즉 빚을 내서 차를 새로 구하여 우버 운전자를 하는 것이다. 때문에 우버가 영업을 개시하면서 교통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늘었다고 한다. 두 번째, 우버 운전자는 남는 시간에 부업으로 하는가? 아니다. 취미로 하는 운전자보다 전일제나 시간제로 생계를 위해서 우버 운전자가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공유경제가 아니라 그냥 ‘차량호출서비스’라고 부르는 것이다.
세 번째, 우버 운전자는 자유롭게 일하고 싶을 때 하고, 쉬고 싶을 때 쉬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최적화 된 ‘자율적인 일’의 표상인가? 절대 아니다. 우버는 “플랫폼에 적합한 차량 종류를 결정하고 자유롭게 그 목록을 수정하며, 요금을 원하는 대로 설정 수정하며, 파견을 통제하고, 인센티브 대상을 불균형하게 선정하고, 인력을 보유하거나 보상 없이 해고한다.” 책에서는 에드워드 첸 판사가 우버 경영자들에게 했던 질문을 소개한다. “우버가 운전자를 감시하고 선발한다는 점, 운전자가 아닌 회사가 요금을 결정한다는 점, 회사가 운전자 없이 운영되거나 존재하거나 돈을 벌지 못한다는 점, 이 모든 사실이 운전자가 우버를 위해 근무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또한 책에서는 한 운전자의 절규를 이렇게 소개하기도 한다. “우리는 독립계약자라고 할 수 없어요. 차량 공유라기보다는 소작농에 가깝다고요!!!” 특히 압권은 “계정 비활성”이라는 특별한 이름의 해고 관행을 소개한 부분이다. 우버 운전자는 운행을 위해 우버 앱에 로그인해야 하는데, 때로는 비합리적이기까지 한 우버 요구 사항들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우버 측은 일방적으로 운전자의 계정을 ‘비활성화’시킬 수 있다. 다시 말해 해고당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공유도 없고, 여가시간에 부업으로 하는 운전자도 많지 않고, 노동 자율성도 매우 제한되어 있음에도 우버는 어떻게 여전히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전 세계에서 영업을 할 수 있는가? 그 중 일단의 책임은 시민사회에 있다. 시민사회가 우버가 마케팅으로 내건 ‘공유’라는 사회적 가치를 액면 그대로 믿고 그들을 지지해줬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대목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우버가 사회를 쥐락펴락 할 수 있는 원인은 운전자로부터 시민단체, 비영리 단체, 정치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우버의 방법론이나 성공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2008년 대침체의 토양에서 자라난 공유경제라는 불순한 그림자

이처럼 우버를 위시한 공유기업들, 플랫폼 기업들은 공유라는 공공선을 내걸면서 한편에서는 매우 선한 기업 이미지로 치장하고, 또 다른 차원에서는 빅데이터 + 인공지능 알고리즘 + 스마트폰 앱이라는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혁신기업 이미지를 중첩시켜 그야말로 미래를 대변하는 기업처럼 묘사되었다. 서구는 물론 한국사회에서도 ‘공유경제’는 사회적 가치와 혁신성을 두루 지닌 모델로 칭송받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너나없이 찬양을 보내고 지원책을 쏟아냈다. 기존 택시업계 등이 반발하면 ‘거역할 수 없는 미래를 막는 구태의연한 기득권’이라고 간단히 치부되고 플랫폼기업으로 가는 길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것처럼 간주되었다.

가끔 우버 운전자의 열악한 노동 현실이 드러나더라도 우버는 단지 최종 사용자인 운전자와 승객을 기술적으로 연결시켜주는 플랫폼 기업이기 때문에 한 발 비켜선 것처럼 묘사되었다. 그러나 저자는 중립적인 플랫폼 기업이라는 것은 환상에 불과함을 확실히 지적한다. 적어도 우버의 경우 플랫폼은 그것이 양면시장이든 다면시장이든 중립적으로 양쪽 관계자를 연결시키는 것이 아니다. 특히 압도적인 정보 비대칭성을 무기로 플랫폼의 한쪽 당사자인 운전자의 노동을 확고하게 지배한다. “우버의 불확실한 배차 정책과 운전자들이 원치 않는 호출을 수락하도록 강요하는 정책은 우버가 운전자들을 상대로 어떻게 정보와 권력 불균형을 휘두르고 있는지 보여준다.” 반면 주로 플랫폼의 다른 쪽 당사자인 탑승객(이용자)들의 편의들만 강조하고 이용자들의 탑승 후기만을 과도하게 선전함으로써 자신들이 사회에 기여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대체로 노동자를 착취하는 파렴치한 기업들이 소비자 후생을 강조함으로써 자신들의 죄행을 숨기려는 것처럼.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어떻게 우버는 그토록 운전자들의 권리를 무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운전자들을 확보할 수 있었을까? 그 배경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침체와 그로 인한 고용난, 소득불안정이 있다. “우버의 고용모델은 대침체로 인한 경제적 불안정성의 토대에서 활성화된 공유경제라는 사회 공학적 움직임에서 탄생했다.” 한 마디로 경제 대침체 상황에서 많은 시민들이 시간제로 우버 운전을 해서라도 푼돈을 벌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 우버와 같은 공유기업, 플랫폼 기업 번성의 토양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우버의 성공 비결은 어떤 점에서 비참한 경제현실이 있는 것이다.

넘쳐나는 공유경제 홍보 서적들 가운데 홍일점으로 빛나는 이 책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다소 아쉬운 대목들도 있다. 우선 예시와 사례를 너무 병렬적으로 다뤄서 정확한 실체를 혼돈스럽게 하는 지점이 다수 발견된다. 예를 들어 우버 운전자 중 시간제와 전업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 우버 측에서는 시간제가 압도적으로 더 높게 통계가 잡힌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우버나 리프트 등 운전자들이 복수의 운전호출서비스에 등록해서 일하기 때문에 운전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전업으로 일하는 경우가 훨씬 늘어난다는 정도만 지적하고 만다. 또 우버 운전자의 소득이 어느 정도 되는지에 대해서도 엇갈리는 인터뷰를 모호하게 소개할 뿐 좀 더 치밀한 분석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더구나 얼마나 많은 운전자들이 원래 자기 자동차가 아니라 우버가 보증하는 자동차 리스를 했고 그 부채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도 정확히 짚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결론도 매우 애매하게 마무리된다. 우버가 변화시키는 노동방식, 알고리즘이 지시하는 노동관리 형태가 어떻게 변할 수 있고, 어떻게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뭉개고 넘어간다. 하지만 340쪽 되는 적당한 분량의 편한 문체로 쓰인 이 책은 휴가철 독서를 위해 가장 적절한 책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김병권 /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위원장